기록적 인생 ⓐ 어디에도 무엇에도 쉽게 적응 못하는 형편의 성격인데 소싯적부터 뭔가 적는 것은 곧잘 했다. 일기부터 시작해 가계부 따위의 시시콜콜한 일상의 것들과 백일몽에 빠져 있는 동안에는 소설이나 시처럼 그럴듯해 보이는 형식의 글을 쓰기도 하고, 그 밖에 굳이 열거하기 귀찮은 많은 것들을, 시킨 사람도 없는데 거르면 찜찜한 부담감으로 때로 의무감으로, 하지만 꼴릴때 꼴리는대로 자유롭게 쓴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기록한 민족의 후예인지라, 앓고 있는 고혈압의 증상처럼 그 역시 본태성 행동양식인가 싶기도 하다. ⓑ 어른들 말씀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그러나 생물학적 관점에서 생물의 존재 이유는 명료하다. 종족번식. 아니다. 이건 내가 지독한 개인주의자라서 그런 .. 더보기 이전 1 다음